“아, 더럽게도 안 깨어나네.” “…아.” “뭐야, 재미없게.” “콜록, 뭐-” “괜찮아. 눈만 안 뜨면 안 깨어난 거지.” 촤악, 결코 눈을 뜨기도 전 물 한 바지가 그의 눈이 떠지기만을 재촉한다. 역시나 이곳은 그를 실망시켜주는 장소가 아니었다. 하물며 그들 앞으로 제 발로 걸어가 두 손을 든 자에게마저 식수로, 더 나아가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이 ...
짓눌려진 혈과, 짓눌려진 시체. 그 위에 두 사람이 당당했다. 태극즈 조직물 굳이 내 손으로 피 묻힐 리 있나? 알아서 죽게 놔두면 그만이지. -일 많은 김에, 하나만 더 해줘. -…무슨 일인데? -요즘 유명한 조직 하나 처리 관련해서. -재밌겠네. 확인. -고마워, 형. 정확히 두 명의 목소리가 포착되었다. 쾌활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와 무뚝뚝하면서도 다정...
여름이었다. 빌어먹을 여름이었다. 본인이 꿇고 있는 바닥에서 스멀스멀 비릿한 온기가 새어나오는 듯 했다. 평소 열을 그다지 즐겨 느끼지 않았기에 무릎으로 기어 올라오는 매캐한 열기를 거부하기에 온 신경이 곤두세워졌다. 뜨겁다. 그러나 이를 입 밖으로 내뱉어낼 만큼의 열기라 일컫기에는 엉성하기 짝이 없는 조립과도 같았다. 그를 옥조이려는 분명한 의도를 두 손...
평범하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대명사로, 그는 성실하게 수행하는 중이었다. 비록 어제 실수로 쳐 놓지 못한 창문 틈으로 예상치 못한 햇빛이 눈살을 찌푸리는 원인으로 장식했지만, 미처 뜨지 못한 눈 사이 틈으로 빛을 비집어 놓아다 두는 햇빛에게 자동적으로 중지 손가락을 올리며 평범한 학생의 삶으로 진입할 준비를 ...
1. “…형.” “아, 들켰네. 좋은 밤이야, 잭.” HEADQUARTER, 본부. 다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자 가장 사랑을 받고 있다 해도 무방한 단어라고 할 수 있었다. 첫째, 본부는 그들의 집이었다. 지난 몇 년간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부만큼은 경계를 풀어도 되는 공간 중 한 곳에 속했다. 이름조차 제대로 익히지 아니한 단원들이 ...
“…아, 정말. 깐깐하기는. 지휘관이 유연하지 못해서야 되겠어? 죄 없는 사람에게 ‘내가 생각하기에는 죄가 있는 것 같아!’ 이 지랄, 을 떨면서. …결국에는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할 거잖아, 크크.”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리더는 본래부터 희생심 투철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 해서 남을 배려함에 있어 앞장서는 인심 좋은 사람 또한 되지 아니하였...
“와, xx 좋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주말. 주말이라면 자고로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뒹굴 거려야 하지 않겠는가. 붉게 물든 머리카락과 동일한 적안을 가지고 있는 열일곱 살 학생은 그 말을 완벽하게 지키고 있었다. 강렬한 붉은빛으로 뒤덮인 본인 방 안에서 오직 침대만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그. 당연하게도 한 손에는 핸드폰이 자리 잡고 있었다...
리더는 죽을병에 걸렸다. 말 그대로, 곧 죽을 것 마냥 희미해진 정신을 붙들고, 아니? 정신 또한 온전치 못한 병에 걸리고 말았다. 평소에 그를 마주보았던 이들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고개를 돌려 그를 외면하고자 했으나, 어찌 혁명군의 중심을 외면할 수 있겠는가. 비스듬하게라도 엿보며 그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밖에. 장본인만이 몰랐던 사...
그 누가 열일곱이 쉽다고 말했는가. 공부가 우선적으로 작용하는 학생의 신분으로서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열일곱에게 사회도 나가지 못한 이들이라 깔보며 조소를 반복하는 이들은, 생각 외로 배우지 못한 이들이었다. 본인은 세상을 다 살아본 듯 껄껄대며 뒷짐 지고 다니는 이들의 시대는 이미 건너간 지 오래. 오히려 그들이 현재 세상을 배워야 하는 가장 갓난아이가 ...
-…최, 최대한 응급처치라도 해봐! 지원대를 즉시 파견한 테니─ “형.” -야, 뭔데. 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중상이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당당하게 나가더니만 전장에서 무슨 깽판이라도 쳤나? “죽었어, 잭 형.…내 앞에서.” -…잭 형? 제미나, 너 지금─ 리더가 죽었다. 말 그대로 혁명군의 리더는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으로 분류되지 아니하였다. ...
필자는 피겨 종목에 대해 아무런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유의 바랍니다. 1. 여느 때처럼 눈이 오지 않는 겨울날이었다. 눈이 떠지자마자 창문으로 짧은 발걸음을 놀려봤건만 돌아오는 여운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젯밤동안 밤하늘을 아울렀던 먹구름들은 햇빛 한 줄기에 놀라 자취를 감춘 지도 오래. 여름날의 강렬한 빛은 아니더라도 따스하게나마 지상을 녹여주는 ...
흔히들 양아치, 라는 단어를 쓴다고들 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허용하지 않은 염색과 피어싱 등 각종 화려한 것들로 본인의 얼굴과 몸 전체를 꾸미고서 건들건들 학교 입장하는 이들. 학교 안에서 서열이 낮다고 알려진 1학년들 사이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학교 탈주자들이었다. 본인들은 학교에, 혹은 세상에 반항하는 중이라며 행동을 정당화 시키는 듯하였고,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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