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opeless 나는 죽은 사람이다. 이에 반박하는 사람은 도저히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주변은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동물원에 갇힌 생각 없는 짐승들을 보듯 시시덕거리며 눈길만 꽂아버리는 이들에게 무엇을 바란다고. 두려움의 눈길로 바라보는 이들은 세상에 널리고 널렸다만, 동정 이상의 것을 받은 지는, 없지, 음. 조금 마음이 아파지려는 것 같기도 하고....
pushoong.com/3454426384?c=3 간단하게 원하시는 내용이 있으시다면 적어주시면 된다는 의미로 만들어보았습니다. 트위터나 카페, 카톡이나 디코에서조차 활동을 하지 않아서 유일하게 이곳이 소통 창구가 될 것 같네요. 평소 다른 분들께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인지라, 이곳에서라도 많은 분들과 대화하고 싶습니다. 사담도 괜찮으니, 자유롭게 이용해주세...
취중진담(醉中眞談) 술에 취한 동안 진실 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겨우 맥주 두 잔째였다. 알싸한 분위기도, 특유의 황홀감도 느끼지 못하는 맥주 두 잔. 취하지도 못하는, 그저 음료처럼 느껴지는 액체에 가뜩이나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던 고양이 한 마리가 취해버리고 말았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로 아무 것도 모른다는 무해한 웃음을 착용한 혁명군 리더...
“야.” 갑작스러운 부름에 잠시 한눈팔던 눈이 하나의 시선으로 모였다. 일찌감치 불쾌하기 짝이 없는 주황빛 연기가 눈을 가릴 때면, 그는 언제나 주위부터 살폈다. 훈련이 시작되기라도 했는지 그가 앉아 있는 복도에는 그와 저 사람 말고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래층에서 기합 소리가 들리는 것을 고려했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선봉타격대와 은밀기동대의 합동 훈련...
새벽. 먼동이 트려 할 무렵은 소금에 절여진 시체들이 애용하는 시간 때였다. 점잖게 뒷짐 지고 운치 좋은 산 중턱에 고개만 슬쩍 내밀고 있는 해와, 탐스럽게 익은 누런 과일이 시간마저 정지되어버린 세상을 녹여준답시고 앞서선 미묘하기 짝이 없는 시간대를 동경했기 때문이었다. 라고, 시체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잠들기 전 한 마디를 해주기도 한다. 터무니없이 몽환...
“…형!” “하, 하… 이게 뭔, X짓거리야….” 탕, 적시에 총구에서 튀어나온 총탄이 복부 정중앙에 박혔다. 큰 공로를 세웠다고 생각하고서 히쭉 비린 웃음을 보인 장본인은 순식간에 또 다른 누군가의 총탄에 의해 머리가 뚫려 나갔다. 주렁주렁 분홍색의 뇌의 조각들이 바닥을 장식하자 적군의 사기는 다시금 줄어들기 마련이었다. 반 이상 죽어나간 시들어버린 콘크...
“혁명군 전원, 돌격.” “선봉타격대, 다 쓸어 버려!” “너희들도 빨리 와봐! 정보지원대도 이 장면 정도는 봐야 하지 않겠어?” 드디어 지긋지긋한 정부군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는 찬란한 날이라고! 주황색의 활기찬 웃음이 피어오르는 순간이었다. 몇 달 전부터 실행한 물리치료와 간단한 중화포격대 관련 기술들을 복습하며 가까스로 원래의 혁명군 광대로 변한 중화포...
J와 G, 그리고 R 그늘에게 햇살은 성가신 존재였다. 본능적으로 빛으로부터 후퇴하는 그림자와는 다르게 햇빛은 그들을 태워버릴 정도로 위력이 강했다. 그들이 그들만의 시원함을 느끼기 전부터 햇살은 이를 마구잡이로 미지근하게 만들어버릴 정도로 장난 끼가 거셌다. 유독 편안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오직 본인만의 시간을 잡아 놓으려 한다면 햇살은 이를 뚫고 당당하...
[총탄을 재장전합니다. 물러섬 따위 없습니다.] “당장 복귀해! 더 나아갔다간 가망 없어.” “Roger. 은밀기동대 후퇴하겠습니다.” “자, 들었지? 우리 중화포격대도 후퇴한다!” “선타대, 물러서! 바로 후퇴하도록!” 후퇴. 전진이 아닌 후퇴를 선택한 혁명군이었다. 더 나아감에 있어 무리라는 것을 깨달아버린 이들은 고지에 거의 다다랐음에도 불구하고 내려...
쌓여있다 못해 옆으로 기울어져 쓰러지려 하는 서류들, 정보지원대 단원들이 먹는 양을 뛰어넘어버린 캔 커피들. 정신이 하도 없었는지 피가 묻어 바닥으로 붉은 선혈이 흘러내리는 전투복을 대충 걸어둔 채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곳은 다름 아닌 평범한 아침을 맞이한 혁명군 리더의 방이었다. 온통 푸른빛으로 도배되어 있는 방 안 푸른 침대 위에서 아직까지 잠을...
“X발, 시, X….” 마지막은 나로 장식하고 싶어서, 이렇게. 배려 깊게도 나만 남겨두고 다 쓸어버렸구나. 미쳤어, 넌. 그것의 주인은 실성한 듯 보였다. 아니, 실성하였다. 완벽하게 반대로 꺾인 발목이 말한다. 더 이상 말할 가치도 보이지 않았다. 흠뻑 뒤집어쓴 타인의 피, 주먹으로 쥐어 바닥으로 뚝뚝 흘려보낸다. 분명 타인의 혈(血)이었다. 축축하기 ...
황혼(黃昏)이었다. 세상의 황혼에서 이리 아름다운 황혼을 맞이하였다. 넷이 아닌 혼자, 라는 쓸쓸한 인외의 존재와 함께 바다 위 황혼을 들어올렸다. 단순히 끝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몇 분후면 들어가 버린 미련한 태양과, 이를 덤덤히 받아들이며 변덕스레 색을 바꾸고자 하는 하늘이 원망스러울 따름이었다. 그간 일구었던 불그스름한 색의 향연은 무엇이 되어 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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